[소린빌보] Home is Behind 下
Home is Behind
下
아침 시간 내내 빌보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접시만을 노려보며 식사를 했다. 혹여 잠시 소린과 눈이라도 마주칠 때면 도둑질을 하다 걸린 좀도둑처럼 화들짝 놀라 1초 만에 시선을 돌렸다. 하기야, 도둑질은 아니지만, 빌보 스스로 켕기는 지점이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었다. 고개를 숙인 빌보의 시선 속으로 소린의 손가락이 들어왔다. 소린의 남자다운 손가락은 포크를 가볍게 쥐고, 달그락거리는 소리조차 내지 않은 채 우아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멍하니 소린의 손가락만 보던 빌보는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꿈속에서 소린의 손가락이 자신의 몸 곳곳을 쓸어내리던 감촉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빌보는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라서, 자신도 모르게 히익하고 숨을 삼켰다. 손가락의 움직임만 보고, 달아오르다니. 세상에. 빌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계란후라이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부랴부랴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 소린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만을 대충 남긴 채 황급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미쳤어. 미쳤어!'
베갯속에 얼굴을 파묻고 빌보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바동거렸다. 소린이 눈치챌 리는 없었지만, 스스로 부끄러워서 참을 수 없었다. 빨리 시간이 지나서 자신의 수치스러운 지난밤을 잊을 수 있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빌보의 바램과 달리 소린은 매일 밤 빌보의 꿈속에 야릇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그때마다 매번 빌보는 속옷을 갈아입어야만 했다. 그런 날들이 몇 번 반복되자, 빌보는 도저히 소린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어느덧 빌보는 마치 소린과 처음 살게 됐을 무렵처럼 그를 피해 다니게 되었다. 아침은 겨우 함께 먹기는 했지만, 예전처럼 대화를 나누거나 눈을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 소린의 표정은 아마 어두웠으리라고 생각되었지만,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본 적이 없으니 확신할 수 없었다. 그렇게 며칠간 성공적으로 태양을 피하는 두더지처럼, 빌보는 소린을 피해 다녔다. 물론 소린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도 며칠간 중단이 되었다. 급기야 어느 저녁, 소린이 먼저 빌보의 방문을 두드렸다.
"자나?"
"아..아니요."
빌보는 조심스레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서는 소린의 눈을 여전히 똑바로 보지 못했다. 소린은 빌보의 책상 위로 다가와, 그가 작업하고 있던 그림을 흘낏 바라보았다. 빌보의 원고는 이미 완성되어 있었고, 그가 직접 그린 삽화 작업만이 조금 남아있었다. 소린은 흥미롭다는 듯이 빌보의 그림을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내용이지?"
"아…. 이거요."
빌보는 자신이 그동안 그렸던 삽화를 하나씩 펼치며, 소린에게 자신이 쓰는 동화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용에게서 고향을 찾는 왕자의 모험이야기예요. 그는 용에게 왕국과 보물을 빼앗겼죠. 그래서 자신의 왕국을 찾기 위해 동료를 찾아요."
"흐음?"
"하지만, 아무도 그의 모험을 돕지 않았죠. 그리고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꼬마 친구만이 왕자를 돕기로 해요. 둘은 여러 위기를 헤치며, 결국 용과 맞서 싸우게 되죠.
빌보의 표정은 어느덧 부드럽게 변해있었다. 빌보는 자신이 며칠 만에 소린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상기된 얼굴로 자신의 동화에 관해 설명했다. 그리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신이 나서 동화책 내용에 대해 말하는 빌보를 바라보며 소린은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처음 보는 듯한 소린의 미소에, 빌보의 심장이 다시금 미칠 듯이 쿵쾅거렸다.
"좋은 이야기군. 그래서 결말은 어떻게 되나?"
"행복한 결말이에요. 왕자는 결국 왕국을 되찾고, 꼬마친구는 보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죠."
대답을 마친 빌보는 쭈뼛거리며 몸을 책상 쪽으로 돌려, 괜스레 색연필을 쥔 손을 꼼지락거렸다. 심장은 고장이 난 것처럼 정신없이 뛰고 있었고, 목구멍 한가운데서 줄곧 간질거리는 느낌이 올라왔다. 소린은 뭔가 생각하는 듯이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빌보를 향해 말했다.
"내 생각엔 그리 행복한 결말은 아닌 것 같군."
"네?"
빌보가 반문했으나, 소린은 그에 대한 설명은 더이상 하지 않고 빌보의 방을 나섰다. 물론 오늘도 힘내라며, 빌보의 어깨를 토닥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며칠 동안 평온한 나날이 이어졌다. 빌보는 비록 소린의 얼굴을 여전히 똑바로 바라보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그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잠시 멈췄던 소린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도 다시 이어졌고, 빌보는 며칠 만에 소린의 초상화를 완성해냈다. 소린은 자신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가 썩 마음에 드는 모양인지, 자신의 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그림을 걸었다.
두 사람이 함께 산지 스무날 정도가 지나자, 빌보는 소린의 집에서의 생활에 아주 익숙해졌다. 빌보는 아침식사준비를 하는 것 외에도, 간간이 집안을 정리하며 기분전환을 하기도 했고, 가끔은 소린과 함께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기도 했다. 그들은 어느덧 서로가 같은 공간에서 지내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스물일곱째 날이 되자 빌보가 마침내 동화책의 삽화를 모두 완성했다. 빌보는 시원섭섭한 감정에 완성된 원고 뭉치를 만지작거렸다.
'이 원고를 보내고, 원고료를 받으면 이제 이 집에서의 생활도 끝이겠지?'
빌보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가 이내 다시 책상 위에 내려놓고, 원고 뭉치를 서랍 안에 고이 넣었다. 아직 마감일까지는 여유가 있으니, 하루만. 하루만 더 이 집에 머무르자. 그리고 빌보는 뻐근한 어깨를 두드리며, 쓰러지듯이 자신의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느라 힘들었는지, 빌보의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그런데도 또 빌보는 그날 소린이 등장하는 꿈을 꾸고야 말았다. 자신의 눈앞에 가만히 누워있는 소린을 내려다보자니, 빌보는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이제 이 집을 나가면, 자신이 이런 꿈을 꾸는 일도 더 이상은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빌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린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뺨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미스터 두린."
빌보는 소린의 허리 위에 올라타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맞췄다. 평소의 빌보라면 할 수도 없는 대담한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어차피 꿈속이니 상관없겠지. 꿈이라고 생각하니 이것보다 더 대담한 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빌보는 자신이 평소에 멋지다고 생각했던 소린의 목덜미에도 입을 맞췄다. 그의 목덜미에서는 어쩐지 달콤한 향기가 났다. 꿈속에서 소린은 파자마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빌보는 내친김에 자신이 감탄했던 복근을 다시 한 번 보려는 마음에 과감하게 그의 셔츠 단추를 풀러 내리기 시작했다.
"난 변탠가 봐. 이렇게 생생한 꿈을 꾸다니."
빌보는 아무래도 집을 구하고 돈을 다시 모으게 되면 최대한 빨리 애인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다. 빌보 자신도 자신이 이렇게 욕구불만에 시달리고 있는 줄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어차피 꿈인걸. 빌보가 소린의 파자마에 달린 마지막 단추를 풀러 내리려는 찰나, 소린이 뒤척이며 눈을 떴다. 빌보의 눈빛이 묘한 기대감으로 들떴다. 곧 그동안의 꿈처럼 소린의 야릇한 손길이 자신에게 와 닿겠지. 하지만 소린은 무척이나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빌보를 향해 말했다.
"빌보..?"
콰광쾅-
순간 빌보의 머릿속에 번개가 내리쳤다. 이건 꿈이 아니다.
순식간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빌보는 후다닥 소린의 파자마를 뿌리치고 뒤로 물러섰다. 너무 허둥대는 바람에 빌보는 소린의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쿵-하고 굉장한 소리가 났다. 소린은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켜 빌보를 내려다보았다.
"괜찮나?"
"네 괜찮.."
"근데 왜 내방에.."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소린의 의아한 눈빛을 바라보던 빌보는 그대로 벌떡 일어나 뒷걸음질을 치며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니 제가 꿈을.. 몽유병이.. 그러니까.. 그동안 꿈을 꿨는데.. 당신이 나와서.. 오늘도 꿈인줄.."
"뭐..?"
"미안해요!"
그리고는 급기야 빌보는 새빨개진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소린의 방에서 뛰쳐나와 자신의 방으로 도망쳤다. 창피함에 눈물이 고였다. 꿈이 아니었다니, 미쳤지 미쳤어. 빌보는 지금 당장 소린의 집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완성된 원고와 삽화를 가방에 집어넣고, 대충 재킷만 입고는 빌보는 도망치듯이 자신의 방을 나섰다. 소린이 당황하며 빌보의 이름을 몇 번이나 불렀지만, 빌보는 차마 소린의 얼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의 집을 뛰쳐나왔다.
창피함 때문에 죽어버리는 사람도 있을까. 빌보는 길거리로 나와 아무 버스에나 몸을 싣고서야 겨우 한숨을 내쉬었다. 빌보는 버스 좌석에 앉아 가방에 머리를 파묻고 마구 부볐다. 죽자. 죽어. 소린이 자신을 뭐라고 생각할까. 처지가 불쌍해서 도와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자신을 덮치려 했던 파렴치한으로 여기겠지. 기껏 한 달 동안 잘 지내놓고, 마지막이 이게 뭐람. 소린의 기억 속에 자신의 이미지가 파렴치한 변태로 남을 것으로 생각하니, 빌보의 눈에 왈칵 눈물이 고였다. 실내용 슬리퍼와 츄리닝차림에 자다 깬 부스스한 머리를 가방에 처박고 있는 빌보의 모습은 누가 봐도 수상했다. 빌보는 버스 안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꽂히는 것을 깨달았다.
".."
그제야 빌보는 가만히 헛기침을 하며, 가방에 처박았던 얼굴을 들고 머리를 매만졌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빌보는 그곳이 어디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후다닥 내렸고,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 나서야 자신이 예전에 살던 아파트 앞에 와있음을 깨달았다.
"우리집이다.."
빌보는 뭐에 홀린듯이 가방을 끌어안고, 불과 한 달 전까지 자신이 살고 있던 그리운 아파트로 걸어 들어갔다. 정신없이 아무 버스에나 올라타고 아무렇게나 내렸는데, 자신의 옛집을 찾아왔다니. 아마도 무의식중에 빌보는 이곳을 무척이나 그리워했던 모양이었다. 오래되고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빌보는 자신이 살았던 층의 버튼을 눌렀다. 아마도 그곳에는 소린의 조카들이 살고 있겠지만, 그저 멀리서라도 자신의 집을 다시 보고 싶었다. 빌보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자신의 옛 아파트의 문앞을 처연하게 바라보았다. 어쩌다가 자신의 신세가 이렇게 되었는지. 로벨리아를 잡을 수는 있을까. 아니면 빌보 자신이 이 집을 되찾으려면 앞으로 동화책을 몇 권이나 더 써야 할까. 빌보는 한참이나 자신의 집 문앞을 서성였다. 집 안에서는 아마도 소린의 조카인 듯한 두 사람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쿠당거리는 소리 등이 들려왔다.
'이곳은 이제 완전히 그들의 집이구나..'
빌보는 그렇게 몇 분을 서성이고 나서야 겨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 아파트를 나섰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한참 지나 새벽이 다 되어있었고, 빌보는 자신이 돌아갈 곳이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괜한 서러움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빌보는 무작정 걸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자꾸만 소린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의 집에서 먹었던 식사와 평온했던 시간이 떠오르자 빌보는 더욱더 서럽게 엉엉 울었다. 새벽이라 어차피 아무도 없었으니 맘 놓고 울어도 되겠지.
'나 소린을 좋아하나 봐.'
한참을 걸어, 소린의 집 근처까지 도착해서야 빌보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깨닫는다고, 달라지는 사실은 없었다. 빌보는 이미 충분히 소린의 호의를 받았으며, 이제는 약속된 시간이 지났으니 그의 집에서도 나와야겠지. 빌보는 차라리 오늘 조용히 짐을 챙겨서 떠나는 게 더이상 소린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빌보는 도둑고양이처럼 조심조심 소린의 집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미 엉망진창이 된 슬리퍼를 얌전히 벗어두고, 자신의 방으로 살금살금 다가섰다. 빌보의 방으로 가는 중간에 소린의 방이 위치하기는 했지만, 조용한 걸 보니 아무래도 소린은 다시 잠든 모양이었다. 빌보는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집을 챙기러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고 그때 소린의 방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빌보를 쑥 끌어당겼다.
"으악!!"
빌보는 자신의 팔을 붙잡아 끌어당긴 이를 바라보았다. 당연하게도 그곳에는 소린이 있었고, 소린은 빌보의 팔을 잡아끌고 자신의 침대 위로 향했다. 빌보는 영문도 모른 채 멀뚱멀뚱 소린을 올려다보았고, 소린은 조금 화가 난듯한 표정으로 빌보를 향해 물었다.
"어딜 갔다 온 거지?"
"아.. 그냥 여기저기.. 혹시 저 찾았어요?"
"..."
소린은 질문엔 대답않고, 빌보의 상태를 한번 눈으로 훑었다. 자다가 뛰쳐나가서 머리는 여전히 부스스했으며, 실내용 슬리퍼로 꽤 먼 거리를 걸어왔던 탓에 빌보의 발은 퉁퉁 부어있었다. 소린은 한쪽 눈을 찡그리며 빌보의 발을 뚫어지라 보았다. 빌보는 그런 소린의 시선이 멋쩍어 시키지도 않은 말들을 제멋대로 늘어놓았다.
"그냥.. 우리 집에 갔었어요. 아무 버스나 타고 보니 그곳에 가 있더라고요."
"그곳은 더이상 네 집이 아니지."
"아…. 맞아요. 거긴 이제는 당신 조카들의...."
빌보의 말은 자신의 턱을 붙잡는 소린의 손길에 의해 막혔다. 소린은 빌보의 턱을 끌어당겨 그윽하게 입을 맞췄다. 빌보가 놀라거나 당황할 틈도 없이, 소린은 빌보의 목덜미를 감싸고 고개를 돌리며 다시 한 번 빌보에게 키스했다. 빌보는 그의 키스를 얌전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소린이 입술을 떼고 나서 빌보를 향해 느릿하게 말했다.
"네 집은 이제 이곳이야."
"하지만.. 한 달만 머무르기로 했었잖아요?"
"그런 건 상관없어. 계속 내 곁에 머물러주게 빌보."
소린은 천천히 빌보의 어깨를 밀어 침대 위로 쓰러뜨렸다. 빌보는 자신이 아무래도 또 꿈을 꾸는 것 같아 눈을 몇 번 깜박이고는, 가볍게 자신의 뺨을 때려보았다. 그런 빌보의 행동이 우스웠는지 소린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빌보는 그런 소린의 미소에 넋이 나간 듯 입을 벌리고는 말했다.
"이건 꿈이 아니네요."
그리고 소린은 빌보의 어깨를 내리누르며 그를 향해 짓궂게 물어왔다.
"도대체 그동안 어떤 꿈을 꾼 것인지는, 이제부터 천천히 들어보도록 하지."
소린의 팔을 베고, 그의 방 천장을 올려다보며 빌보는 다시금 느껴지는 평온한 공기에 숨을 들이켰다. 아마도 이 평온함은 소린의 집이 아니라 소린에게서 느껴지는 것이겠지. 빌보는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소린의 허리를 덥석 끌어안으며 그를 향해 말했다.
"생각해봤는데요, 아무래도 동화의 결말은 고치는 게 좋겠어요."
"어떻게?"
소린의 물음에 빌보는 얼굴 한가득 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꼬마 친구도 왕자님과 함께 왕국에서 영원히 지내는 걸로!"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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